지난 월요일 하늘나라로 떠나신 저의 장인어른의 3일장 장례식을 오늘 마치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희 가족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와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채울수 있도록 도와주신 변기수 팀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팀장님을 보면서 오래전 눈물을 글썽이게 한 명화 굿앤바이(Good & Bye)의 주인공을 떠올리는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진정으로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고 배려해주시는  마음가짐이 저와 저의 아내, 처형 내외분, 처제까지 모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적 냇가에서 돌멩이를 함께 던졌던 아버지와의 아른한 추억.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버지와의 헤어짐 뒤 찾아온 마지막 만남. 죽음 앞에서도 가슴에 소중히 간직한 작은 돌을 아버지의 꼭 쥔 두 손 밑에서 발견했을 때 주인공이 느꼈을 용서와 아버지의 넓고 깊은 사랑은 잔잔한 파동처럼 소리없이 펴져나가 저를 포함한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 기억이 났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이 지닌 직업에 대한 섬세한 소명의식을  팀장님 모습에서 다시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아무말 없이 좁은 장례식장 한 켠 구석에서 꼼꼼히 준비하신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관 속에서 고요하게 눈을 감고 형형색색 꽃길 위에 잠드신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저희 가족 모두 한참을 울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부족함과 용서를 빌었습니다.

생전에 고인께서 제게 말씀하신 기억으로는 이북 함경도에서 태어나셨으며 6.25 사변으로 부모님과 함께 멀리 부산, 거제도로 내려오셨습니다. 여느 아버님처럼 말씀은 없으셨으나, 처형님과 저에게 항상 존댓말을 하실 정도로 제게는 '신사(gentleman)' 그 이상의 품격과 외모을 지니신 분으로 기억됩니다.

오늘 영정 속 아버님의 마지막 모습은 제 결혼식 때 찍으신 멋진 신사의 모습이셨습니다.

저의 가족과 아버님과의 마지막 기억을 정성스럽게 마련해 주신 변기수 팀장님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건강하세요.